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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차가인 건강칼럼> 암극복 체험일기
 
 사랑방
운영자 2011-07-29

 저녁밥을 먹고 나면 병원 가까이 있는 둥구나무를 쉼터로 하나 둘 환우들이 모인다.
 담을 사이로 동기간처럼 지내는 이웃도 더러는 비위를 다친다며 중년을 넘기는 여인이 운을 뗀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이 몸이 아파 병원이라도 갈라치면 죽을 쑤어 종종걸음이란다. 가까이 다가와서 팔다리를 만지며 온기를 전하는 우리네 정이 있고, 서로의 귓가에 묻어있던 된소리도 봄눈처럼 녹는다고 한다. 환자에게는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큰 위안인줄을 다 아는 인정이 아니냐며, 고마운 생각을 떠올리는지 옷소매로 눈시울을 훔친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이가 받는다.
 입원한 줄을 남들은 다 아는데 내게는 왜 알려 주지 않았느냐고 퇴원한 환자에게 성을 내는 이웃도 있단다. 뻔히 알고 허파 뒤집는 거라며, 부하를 삭히는지 잠시 말을 멈추고 꼴깍 침을 삼킨다. 마음이 가까우면 저절로 보이고 아는데, 늦었다면 그때 따뜻한 인사 치르면 되는 일이다. 굳이 아픈 사람 오장을 쑤셔 놓을 것이 뭐겠나.

 정이 짧아 병원에 못 와 봤다면 퇴원해서라도 곧장 집에 와 봐야할 가까운 관계인 이가, 집을 스쳐 다니면서 들리지 않는 것을 누가 탓하느냐고 한다. 능청을 떨며 묘한 말을 만들고 꾸며 도리어 환자를 곤혹스럽게 하니 기가 찰 일이라는 것이다. 이쪽에서 그 심보를 눈치 채지 못했을 줄 알았던 건 굴리는 잔머리의 과신 때문이다. 남은 다 아는 자신의 심보를 정작 본인은 눈치 채지 못한다는 역설이다. 인간의 기본 도리를 헤아리지 못했을 바보는 아닌 것 같고.

 이웃 간에 살다보면 서로의 감정 사이에 깊은 골이 파이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의 가정에 우환이 생기면 얽힌 감정 툴툴 털고 걱정을 먼저하고 나선다. 애틋한 마음으로 팔을 걷는 그 따뜻함에는 해묵은 감정도 스르르 녹는다는 노인의 이야기다. 여우가 크게 앓아누우면 토끼도 섧어한다고 했던가.

 병이 무슨 흉일까만 자신의 아픔이 이야깃거리가 되어 입에서 입으로 건너다니는 것이 싫은 건 누구나 다르지 않다. 병문안 온 이에게 '남들이 몰랐으면' 하고 당부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 말 속에는 알아야 할 사람은 알고 몰라도 되는 사람은 몰랐으면 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네 인정은 그 속말까지 쉽게 알아듣는 귀를 지녔다. 걱정보다는 부풀리어 소문을 즐기는 심보를 못마땅해 하는 환자의 그 마음을 누가 모를까. 아픔도 서럽거늘.....

 몰라도 되는 사람까지 다 알게 해 놓고, 알아야 할 사람까지 모른 척하라는 입막음은 환자에게 고통 하나를 더 포개는 셈이 된다.

 울음과 웃음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봤다며 가족을 간병하는 여인이 말을 받았다. 머리가 다 빠지고 여윈데다 숨길이 가빠, 산소호흡기 그리고 링거주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몰골만 봐도 창자가 당긴다는 것이다. 어떤 병문자는 손을 꼭 잡아 위로해 주고 돌아가며, 꼴깍 삼켰던 눈물을 복도에서 흘리더란다.

 어떤 일행 둘은 병문안을 왔다 나가면서 미처 덜 닫은 문고리를 잡은 채, 무슨 말인가를 하고 웃음보를 터뜨리자 한 쪽은 입안 가득 머금은 웃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더란다. 만면에 번진 그 차진 웃음이 뭔지 뭘라도 좀체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았다가 웃아도 될 것을.

 각자 사연은 달라도 다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입으로 귀로 속을 풀면서 심신을 녹인 환우들은 백년지기처럼 아쉽게 헤어진다. 내일 밤이 또 있다. 아픔 몸과 고달픈 마음의 사연을 둥구나무는 다 들어준다.

 

name :
    지금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 2011/07/29
    식이요법의 이해 201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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